상세정보

  • 작가이름

    김정은
  • 전시명

    《Self;mapping_이동의 기억, 기억의 이동》
  • 기간

    2015. 05. 14 - 06. 09
  • 장소

    OCI미술관

전시서문

기억과 몸의 장소들 – 김정은의 지도/드로잉 작업


 


지도는 현대미술의 매력적인 모티브 중의 하나이다. 지극히 중립적인 차원에서 사회의 ‘객관적 형식’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그 특성상, 아카이빙이나 리서치 베이스 작업에서 이용하기 좋은 소재 중 하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제시되는 지도는 주로 철저히 기계적인 외관을 띠고 등장한다. 일종의 중립적 태도를 견지하는 이러한 아카이빙이나 리서치 작업이 유행하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김정은의 작업은 독특하다. 지도를 작업의 소재이자 자료로 이용하되 개인적인 기억과 몸의 움직임, 일상적이고 소소한 주관적 감성을 담는 그릇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지도는 현실의 지형을 반영하는 지도인 동시에 몸과 기억이 스며있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지도’이다.


 


예를 들어 <셀프 맵핑 Self Mapping:141003-150405>에서 작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와 그 주변의 길들을 단순한 길로 구성된 지도로 그린다. 이 지도는 또한 작가 자신이 일상의 소소한 볼일을 위해 걸어 다녔던 길의 흔적이자 몸의 움직임을 기록한 드로잉이기도 하다. 이 지도/드로잉 곳곳의 모퉁이에는 “2시간 커피” “제법 쌀쌀해졌다” 등등, 혼잣말처럼 덧붙인 메모들이 곁들여진다. 작가는 여러 장의 트레이싱지에 이 지도/드로잉을 겹쳐 그림으로써 기억이 겹쳐지듯이 포개지는 시간/길의 흔적들을 만들어낸다. 또한 <플라워 맵 시리즈-Flowers Map ->에서는 실제 지도에서 정교하게 잘라낸 선들을 모눈종이 트레이싱지에 옮기고 라이트박스에 넣되 부분적으로 꽃잎 모양처럼 보이게 만든다. <나열된 장소>에서는 지도를 구성하는 블록 모양들을 따서 흰색의 입체 조각들을 만들고 그것을 줄을 맞추어 일정한 간격으로 나열한다. 나열된 조각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탄생된 새로운 지도가 된다.


 


그러나 이런 변형이 단지 지도를 주관적으로 변형시키는 작업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객관적 형식의 주관적 전용이라는 단순한 개념 이상의 것을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 작업의 독특함은, 이러한 ‘개인적 지도’의 재구성에도 불구하고 출발점이 되는 지도의 수치와 규격을 변형시키지 않고 그대로 지킨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종이 위에 드로잉을 하거나 종이를 오려 내거나 같은 모양을 여러 장 만들어서 겹치거나, 혹은 작은 블록처럼 입체적인 조각들로 지도를 꾸미거나, 다양한 재료와 형식으로 표현되지만 김정은의 작업은 항상 실재하는 지도에서 출발하고 그 지도의 수치와 규격을 그대로 따온다. 원래의 지도가 정확히 어떤 곳의 지도인지 명시하지는 않지만, 어떤 작품이건 항상 현실의 지도를 원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은 동일하다. 예를 들어 <부유하는 섬 -불안한 좌표 Floating Island -coordinate uneasy >에서 작가는 지도에서 도로를 제외한 블록 모양들을 포맥스에 옮겨서 그 모양 그대로 오려내고, 이 작업을 여러 번 되풀이하여 입체적으로 쌓는다. 그리고 이렇게 쌓은 입체적 지도를 푸른색의 에폭시에 잠기게 만듦으로써 물에 잠긴 도시 같은 모양의 또 다른 지도를 만든다. 에서도 트레이싱지에 지도의 블록 모양들을 옮겨서 오려내고 그것을 층층으로 겹쳐낸다. 지도에 표기된 번지수까지 하나 하나 옮겨준다. 이러한 작업은 오랜 시간과 정교함을 요구하는, 손이 많이 가는 수공 작업이다. 작가는 이 섬세한 작업을 통해서 현실의 지도를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것을 가장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지도로 만든다.


 


지도 작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작가는 지도책에서 블록을 오려내고 도로를 남겨서 그물망이나 실뜨개 같은 느낌의 작업을 만들었다. 같은 장소에 대해 서로 다른 시기에 나온 지도책을 겹쳐서 사용함으로써, 작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억이 어떻게 축적되는지를 보여주었다. 최근 작업은 에폭시, 트레이싱지, 포맥스, 나무 등 다양한 재료를 통해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새로운 변형 방법을 보여준다. 반투명한 재료들을 사용하고 같은 모양을 여러 번 오려 내거나 겹침으로써, 작가는 지도가 공간의 흔적인 것만이 아니라 시간의 흔적이기도 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일반적인 지도가 갖는 부감시점을 유지하되 그것을 ‘두께’를 가진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냄으로써, 작가는 지도책의 납작한 공간을 기억과 경험으로 풍성해진 장소로 재구성해낸다.


 


이러한 작업은 선재하는 구조나 형식에 개인적인 것을 맞추는 작업도 아니고 개인적 경험이 사회의 구조나 형식에 비해 우월하다는 시각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어떤 공간을 주관적으로 전유하는 것도 아니다. 그보다 작가가 만드는 지도/드로잉 작업은, 후설의 현상학이 ‘생활세계’라고 부른 장 혹은 환경이 어떻게 우리의 경험이나 몸과 분리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보여준다. 현상학에 따르면, 모든 의식은 어떤 대상에 대한 의식이며, 또한 세계의 모든 대상들은 의식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객관성과 주관성의 양자택일은 무의미해진다. 후설에서 더 나아가 메를로-퐁티는 세계와 나의 이러한 얽힘은 몸을 매개로 이루어진다고 말한 바 있다. 김정은의 지도/드로잉 작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몸과 기억, 경험으로 구성된 공간의 지도이다. 이 공간은 객관적 세계에 속한 것이면서 동시에 주관에 의해서만 완성되는 공간이다. 기존의 지도가 그 속을 걸어가는 인간의 몸이나 경험과는 무관한 추상적 세계를 보여준다면, 작가가 다시 만들어낸 지도는 몸과 경험 그 자체를 통해서만 구성되는 객관적 세계를 보여준다. 이러한 객관성은 작가의 손에 의해 채워진 주관성의 반쪽이며 그 풍부한 이면이다.


 


- 조선령(부산대학교 교수)


 


 


 


 


 


작가 약력


 


학력


2011 성신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조소과 석사 졸업


2008 성신여자대학교 조소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20 BLUE DOT_시각예술 선정작, 예술공간 트라이보울 초이스, 인천

2019 moving the green ray, 갤러리 조선, 서울

2018 BLUE DOT 36, 온그라운드2, 서울


BLUE DOT :37’35’02.8”N 127”01’21.6”E, 세마창고 B, 서울


2017 self mapping: 공간의 기억, 시간의조각들, 스페이스 나인, 서울

2015 SELF;MAPPING_이동의 기억, 기억의 이동, OCI미술관, 서울

2014 # plan for moving : mapping, ADAMAS 253, 파주 헤이리

2011 당신의 행선지는 어디입니까?, 가나아트스페이스, 서울


통의동보안여관 창문전시-where is your destination, 통의동보안여관, 서울


당신의 행선지는 어디입니까? 75-1(추천작가 전시), 스페이스 선, 서울


 


단체전

2021 yes, this is our map,gallerymeme, 서울


undoing, 임시공간, 인천 / seoul13 , 서울


2020 2021 cre8tive report, oci미술관, 서울


(virtual)open studio, oci미술관창작스튜디오, 인천


2019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오픈스튜디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18 권진규아틀리에 X 미인도, 미아리하부공간-미인도, 서울


유니온 아트페어›, 에스팩토리, 서울


2017 우리가 아는 모든 언어, 금호미술관, 서울


환상방황, 대안예술공간 이포, 서울


시간여행자의 시계, 문화역 서울284, 서울


종이가 형태가 될 때-종이조형, 뮤지엄 산, 원주


사람들은 이런걸 소설이라고한단다, 정다방 프로젝트 써드플레이스, 서울


2016 6각의 방, 금호미술관, 서울


전국순회 현대미술전, oci 미술관, 서울


인터로컬2016-그래도 나는 간다,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 대전


2015 오래된 집_장마프로젝트 2인전,스페이스캔_오래된 집, 서울


신지도제작자, 송원아트센터, 서울


커뮤니티 디자인@성북, 성북예술창작터, 서울


PAPER MONOLOGUE,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술관, 서울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예술학과 기획전시_홈리스, 홍익대문헌관, 서울


2014 화이트 스펙트럼, 수원시미술전시관, 서울


상실의 기록, 성북 예술 창작터, 서울


광화문 국제 아트페스티벌 GIAF, 세종문화회관, 서울


탈회화적 캔버스, 성신여대 가온전시관, 서울


2013 아시아프, (구 서울역사) 문화역284, 서울


2012 아시아 미술제, 성산아트홀, 창원


아시아프, (구 서울역사) 문화역284, 서울


2011 사비나 아트프로젝트, 사비나미술관 온라인 전시, 서울


진선 북 카페 프로젝트, 삼청동 진선 북 카페 진선갤러리, 서울


2010 2010 아시아프, 성신여자대학교, 서울


언어놀이, 성곡미술관, 서울


전면, 한전아트센터, 서울


 


프로젝트

2020 교차맵프로젝트 INTERSECTION MAP PROJECT: WALK ON THE WATER _01, 인스턴트루프 ,서울

2011 통의동 보안여관 창문전시, 통의동보안여관, 서울


 


수상

2021 서울문화재단 RE:SEARCH

2020 아르코 청년예술지원 전시사전 연구 기금

2019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 창작발표형 기금

2018 소마드로잉센터 아카이브 선정작가


서울시립미술관 공간지원사업선정작가


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 창작발표형 기금


2017서울문화재단 청년예술 창작발표형 기금

2014 2015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레지던시

2021 평화문화진지 입주작가

2020 OCI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2019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2018 권진규 아틀리에 입주작가

2015-17 금호미술관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이메일

forever-kj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