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 작가이름

    양유연
  • 전시명

    《그들이 우네》
  • 기간

    2014. 07. 17 - 08. 13
  • 장소

    OCI미술관

전시서문

그들(나, 너, 그 그리고 우리)이 우네


 


1.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림자’는 몸이 만드는 어둠이다. 그럼에도 몸의 기원과는 무관하게 존재하기도 한다. 기원이 생략된 그림자는 왜곡되고 변형되어 구체적인 시공간을 이탈한다. ‘그림자’에 내재된 두려움은 이에 기반을 둔다. 양유연의 작업에서 그림자가 전면에 등장한 것은 <헤드라이트>(2009)이다. 화면은 어둠과 밝음으로 나뉜다. 계단은 이를 구획한다. 중앙에는 작가의 고민, 상처, 기억을 담지한 한 소녀(그러나 ‘유령’에 더 가까운)가 서 있다. 그리고 계단에 소녀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림자는 밝음의 세계에 있는 몸에서 빠져 나와 계단 위의 어둠의 세계로 향한다. 계단이 나눈 구획은 그림자에 의해 지워진다. 어둠과 밝음은 ‘이곳’과 ‘저곳’의 세계가 아니라 바로 여기의 세계이다. 명증한 세계의 붕괴에 따르는 괴이쩍은 기운은 화면 중앙에 놓인 소녀의 지워진 얼굴에서도 나타난다.


 


<헤드라이트>는 이후 작업의 단초를 제공한다. 눈이 지워진 소녀는 자신의 뒤에 놓인 ‘그림자’를 직시하지 못한다. 두려움의 근간인 ‘그림자’가 무엇인지, 어떻게 왜곡 변형되었는지, ‘나’와 ‘그림자’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할지 알지 못한다. 오히려 이 작업은 불명료한 감정의 상태만이 구현된다. 그리고 2014년, 다시 그림자가 전면에 등장한다. <그림자>에는 건물의 벽면이 사선으로 기울어져 있고, 한 쪽 구석에 그림자가 등장한다. 어딘가에 숨어서 바라보듯 그림자는 구석으로 몰려 있다. 기원이 부재한 이 대상은 있으면서 없는 대상, 즉 ‘유령’이다. 예컨대 대상이 부재한 상태에서, 대상의 음영만이 홀로 움직이는 방식이다. 그림자는 규칙, 기준, 틀에서 벗어난다. 그러기에 크기도, 부피도, 길이도 농도도 가늠할 수 없다. 명증한 세계에서 벗어난 이 그림자는 이곳과 저곳을 떠다니면서 경계를 지운다. 어둠은 밝음이 되고, 밝음은 어둠이 된다. 멈추지 않는 이 운동성 자체가 ‘그림자’이다. ‘나’로부터 출발하여 세계로 뱉어진 <입김>(2014)은 어디로 어떻게 향할지 모른다. 알 수 있는 것은 그저 움직이고 있다는 그 사실 뿐이다.


 


<그들이 우네>전은 양유연의 작업이 ‘그림자’에 관한 것이었음을 표명한다. 양유연은 첫 번째 개인전 <흉>(2010, 꽃+인큐베이터)에서 ‘다소’ 단순하고 직설적인 초현실적 이미지의 나열을 선보였으며, 두 번째 개인전 <한 낮에 꾸는 꿈>(2012, 갤러리소소)에서 ‘다소’ 추상적인 내면의 상처(의 기억)를 ‘저 멀리’의 환상으로 더듬고자 했으며, 세 번째 개인전 <가득한 밤>(2013, 갤러리 분도)에서는 추상적인 내면과 직면하고자 했고, 이를 바탕으로 환상을 초과해 존재하는 현실을 탐독했다. 그리고 지금 네 번째 개인전 <그들이 우네>(2014, oci미술관)에서 양유연은 거리감을 두고 그들이 우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그러나 최선의) ‘동조’를 보인다. 결국 그의 작업은 ‘저 멀리’의 문제를 ‘지금-여기’에서 ‘나’의 문제였음을 알아가는 단계이다. 어찌 끝날지 모르는, 어쩌면 계속 미끄러져야만 하는 이 미로 같은 여정에 ‘그림자’는 언제나 함께였다.


 


2. 우리는 보았다. 두 눈으로 똑똑히


<1980.05.20.>에는 “우리는 보았다. 두 눈으로 똑똑히”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러나 양유연의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눈이 멀었다. (전작들에서도 ‘보는 것’이 차단된 이미지는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더욱 극단적인 형태를 보인다.) 눈이 지워져 있거나(<달밤>, <그림자>), 스스로 눈을 가리거나(<붉은 불빛 아래>, <밝은 미래>, <숨>), 다른 곳을 보거나(<깊고 차가운>, <미러볼>, <산책>), 눈을 감는다(<버짐>, <입김>, <늦은 잠>, <작은 아이>). 시각체계가 차단된 상황에서 이들이 똑똑히 보기 위해서는 다른 지각체계가 필요하다. 다시, 2009년 작품 <헤드라이트>를 떠 올려 보자. 화면에서 어둠과 밝음을 구획하는 계단은 제목이 지시해주듯 강력한 빛에 의해 지각된다. 그리고 계단을 온 몸으로 더듬고 있는 그림자에 의해 지각된다. 끊임없이 미끄러지는 그림자는 온 몸으로 훑고, 느끼고, 지각하고 판별한다. 세계와 접촉한 피부를 통해, 즉 촉각을 통해 세계를 인지한다.


 


<사소히 여길>(2014)은 화면 가득 ‘흉’을 지닌 손바닥을 보여준다. 피부의 ‘흉’은 <버짐>(2014), <여름흔적>(2014), <작은 아이>(2014)에도 등장한다. ‘나’를 통해 세계에 뱉어진 <입김>이 끊임없이 미끄러지며 마주한 세계는 그들에게 ‘흉’을 남긴다. ‘흉’은 내 몸 밖에서 안으로 흘러드는 다른 몸이다. 다른 몸을 자기 몸에 들이는 방법은 낯설고, 기이하고, 고통스럽다. 전시제목 <그들이 우네>처럼 그들은 울고 있지만, ‘흉’이 되기 마다하지 않는다. ‘흉’은 촉각적 지각체계의 고단함의 표상이다. 작가는 이를 멈추기 보다는 향유한다. 물론 ‘흉’이 상처 전체를 드러내지는 못한다. ‘흉’은 상처를 징후적으로 표현 할 뿐이다.


 


고통스러운 ‘흉’을 향유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다른 몸이 나의 언어로 표상되지 않는다는 절대적 외부성을 인정하고, 나의 언어를 의심하며 조심스럽고, 힘겹게 마주해야 한다. 몸에 흔적을 남긴 기이하고 낯선 다른 몸을 거부 할 수도, 그렇다고 전적으로 수용 할 수도 없다. 외부로 부터 흘러 들어와, 나를 흐르게 하고, 나로부터 흘러나가 외부를 흐르게 한다. 보기 위한 익숙한 두 눈은 차단되었다. 이때 할 수 있는 일은 예민하게 반응해야하고, 그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제3의 언어를 모색해야 한다. 그것은 낯선 이미지 한 장을 제시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고통스럽지만 대면해야하고, 소란스럽지만 귀기울여야하고, 불편하고 어색하지만 인정해야 한다. <사소히 여길> 그것들과 수평적으로 놓이기 위항 번잡함을 감내, 노력해야 한다.


 


3. 진심


물론, 통증은 고통스럽다. 통증은 나의 자유를 제한한다. 그러니 치유하거나, 잊어버리는 동일화의 과정이 손쉬워 보인다. 그러나 양유연은 이를 거부하고 ‘질환’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진심>(2014)으로 마주한다. <진심>의 화면 중앙에는 두 손이 있다. (부가적으로 말하자면, 두 손은 그림자와 대상의 유사성과 상이함의 관계를 그대로 닮아 있다.) 어딘가 모르게 불편하다. 그 손은 추운 날씨 때문인지 얼어 있다. 분명, 외부의 어떤 자극에 의해 변형/변질 되었다. 한 손이 한 손을 어루만진다. 두 손 모두 얼어 있음에도 그들은 마주한다. 이미 둘 다 차가워진 손은 서로를 매만지며 다독인다. 저 손의 온도가 이 손으로 전해지고, 이 손의 온도가 저 손으로 전해진다. 낯설고 어색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지한다. 불협화음이 겹친다. 그것이 나에게서 온 것인지, 너에게서 온 것인지, 그에게서 온 것인지 알 수 없다. 확실한 사실은 나, 너, 그가 불협화음을 자신의 문제로 자각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우는 모습을 바라보던 양유연은 이제 그들과 함께 운다.


 


- 이대범 (roundabout 一員)


 


 


 


 


 


작가 약력


 


학력


2010 성신여자 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화과 석사 졸업


2008 성신여자 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19 날이 밝을 것을 알고 있다,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16 불신과 맹신, 갤러리룩스, 서울ㅊ


2014 그들이 우네, OCI미술관, 서울


2013 가득한 밤, 갤러리분도, 대구


2012 한낮에 꾸는 꿈, 갤러리소소, 경기도 파주 헤이리


2010 흉, 꽃+인큐베이터, 서울


2009 폭풍전야, 갤러리현대 윈도우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1 무언가 無言歌, 갤러리소소, 파주 헤이리

2020 Semantic Network, 챕터투, 서울


하얀 어둠, 스페이스K, 과천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5기 입주작가 결과보고전 The Wider : 廣넓을 광 德큰 덕, 아트센터 화이트블럭, 파주 헤이리


2019 단단한 불균형, 북구예술창작소, 울산


말그림자,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성남


현대회화의 모험: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진화하는 예술언어, 회화, 청주대학교 청석갤러리, 청주


회화의 시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DMZ, 문화역서울284, 서울


2018 여성의 일: Matters of Women, 서울대학교미술관, 서울


F1963 특별기획전시: 철-인, F1963, 부산


벽에 맴도는 소리 (신정균, 양유연 2인전), 의외의 조합, 서울


우리는 별들로 이루어져 있다, 두산갤러리, 서울


2017 경기창작센터 2017 결과보고전: 괄호안에 제시하다, 경기창작센터, 안산


옥토버, 아르코미술관, 서울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JCC아트센터, 서울


성남청년작가전3 풍경, 성남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 성남


오니마크리스운구이쿨라리스, 트렁크 갤러리, 서울


환상방황, 대안공간 이포, 서울


역사의 천사에 대하여,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17 경기창작센터 프리뷰전: 표류하는 무의식, 경기창작센터, 안산


인천아트플랫폼 7기 입주작가 결과보고 2016 플랫폼 아티스트,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카메라퍼슨, 갤러리175, 서울


2016 백야행성, 합정지구, 서울


무진기행, 금호미술관, 서울


인천아트플랫폼 오픈스튜디오 연계전시 웻페인트,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6 창작공간페스티벌 Sensible Reality 감각적 현실, 서울시청 시민청, 서울


아메리카의 밤,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복도갤러리, 서울


말하지 않고 말하는 법, 우민아트센터, 청주


2015 DARKNESS, 닻미술관, 경기도 광주


홍성, 답다03 : 얼굴 초상 군상, 이응노의 집 고암이응노생가기념관, 홍성


OCI YOUNG CREATIVES 5주년 기념전 ‘육감 六感’, OCI미술관, 서울


2014 마음의 기억, 단원미술관, 안산


살아있는 밤의 산책자 01, 공간 ‘지금여기’, 서울


길들여지는 밤, 우민아트센터, 청주


그리기의 즐거움_畵歌(화가):寫意(사의)찬미, 한원미술관, 서울


2013 진경, 眞鏡, OCI미술관, 서울


2012 대구예술발전소 실험적예술프로젝트1, 대구예술발전소, 대구


사루비아 기금마련전시, 이화익 갤러리, 서울


Beyond Bridge Part ll, 브릿지갤러리, 서울


2011 내가 본 ‘것’, 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서울


2010 The End of The World,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Becoming a Collector, 소노팩토리, 서울


Do Window Volume 2, 갤러리현대 강남, 서울


Bibliotheque, KT&G 상상마당, 서울


서교육십2010: 상상의 아카이브-120개의 시선, KT&G 상상마당, 서울


2009 나를 말하는 어떤 방법, 갤러리소소, 경기도 파주 헤이리


PROPOSE, UNC 갤러리, 서울


2008 ASYAAF 아시아 대학생 청년작가 미술축제, 옛 서울역사, 서울


Art at Home :Wonderful Life, 두산갤러리, 서울


Persona, 구마갤러리, 서울


 


레지던시


2020 챕터투 레지던시 입주작가, 서울

2018-2019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장기 입주작가, 화이트블럭, 천안

2017 경기창작센터 장기 입주작가, 경기창작센터, 안산

2016 인천아트플랫폼 장기 입주작가,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수상


2019 서울문화재단 최초예술지원 선정, 서울문화재단


종근당예술지상 2019, (사)한국메세나협회, 아트스페이스휴


2018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美述觀 : 작가 연구 , 임시공간, 인천

2017 국제교류 타이난 Neng Sheng Xing Factory (대만), 공간 힘, 부산

2013  2014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2009 아르코미술관 신진작가 비평워크숍 1기, 아르코미술관, 서울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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