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관
작가이름
애나한전시명
《Da Capo》기간
2014. 05. 08 - 06. 04장소
OCI미술관개인들이 부여하는 가치들의 안식처
– 애나 한의 생물학적 공간과 관계미학
애나 한의
“오렌지색은 치유와 힘, 창의성, 격려, 참을성 등 색이 가지고 있는 뜻이 많다. 우리가 어떤 것에 더욱 몰두하고 싶을 때나, 어떤 심각함을 덜고 싶을 때 오렌지색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번 추운 겨울에 갖는 청주창작스튜디오에서의 릴레이 개인전은 2012년 새해의 시작을 호기심과 새로운 것에 대한 표현으로 사용되는 따뜻한 오렌지색을 주(main)로 설정하였다. 오렌지색이 우리에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주는 영향은 활동성, 입맛, 사회성 등의 증가, 뇌의 산소 운반 증가, 격려의 효과 등이 있다고 한다. 사회적, 계절적 한파 속에서 관객에게도 치유와 격려, 따스함을 공유 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갤러리 바닥의 부드러운 펠트, 조형적 요소를 부각 시키는 끈과 구성요소들과 함께, 공간 속에 오렌지색이 점유함으로서 느껴지는 인식적 느낌을 기대한다.”
그의 증언은 우리가 그의 작품 앞에/안에/밖에 섰을 때 느낄 수밖에 없는 선험적 체험으로서의 ‘공간디자인 연출’이 해석결정론에 이르는 것을 막아주는 장치를 하고 있다. 시각현상으로서의 그의 작품은 공간 디자인적이거나 무대 디자인적이어서 공간/무대연출 작업이라는 선입견을 떨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의 홈페이지를 클릭했을 때 전면적으로 부각되는 현상 또한 수많은 색과 빛과 공간/장소들에서 펼쳐진 ‘연출론’의 증좌들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그의 작품들이 내포하는 공간/장소들에서의 첫 인식, 그러니까 공간/장소와 만났던 애나 한의 첫 사유를 밝히지 않고서는 해석의 깊은 우물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 ‘첫 사유’에 이르는 단서를 세 개의 알고리즘에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공간/장소라는 말의 개념이 함의하고 있는 매우 본질적인 입장이다. 두 번째는 그 공간/장소의 개념이 다른 알고리즘의 개념과 만나기 위해 뻗어가는 라인(線)과, 결국 그 라인의 끝에서 만나는 두 번째 개념으로서의 색과 빛이다. 세 번째는 무엇일까? 자칫 이 알고리즘의 평면성은 단순한 다이어그램에 따라 피라미드처럼 삼각형 구조로 보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나는 입체 피라미드의 그림을 떠올린 뒤 그 내부에 두근거리며 빛을 발하는 붉은 심장을 넣어두라고 말한다.
사람/사물이 점하고 있는 장소 또는 인간 활동이 행해지는 장이나 물체운동이 전개되는 넓이
애나 한이 작업하는/연출하는 공간들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다면, 먼저 그 공간들이 본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위의 밑줄 친 공간 개념과 어떻게 만나는 가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람이 점하고 있는가? 사물이 점하고 있는가? 인간 활동이 행해지는 장인가? 아닌가? 인간 활동과 물체운동의 넓이가 확보되어 있는가? 아니, 실제로 그곳은 공간인가 장소인가. 공간이라면 왜 그곳은 낯설고 추상적인가? 장소라면 어떻게 낯설고 추상적이었던 것이 구체적인 곳으로 바뀌게 되었는가?
중국계 미국 지리학자 이-푸 투안(Yi-Fu Tuan)은 공간은 움직임이고 개인들이 부여하는 가치들의 안식처이며 안전과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고요한 중심이라고 했으나, ‘토포필리아(Topophilia:장소애)’ 개념에서는 우리 경험이 쌓아져 만들어진 장소, 그래서 기억으로 애잔하게 떠올라 사랑이 깃든 곳에 대해서 말한 바 있다. 공간과 장소는 다르지 않은 하나이지만 체험하는 주체에 따라 의미상징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애나 한의 공간들은 무엇인가? 과연 그곳은 공간인가? 토포필리아인가?
애나 한은 나와의 만남에서 그가 작업했던 공간들에 대해 설명한 바 있는데, 내가 주의를 기울였던 것은 그가 새로운 공간들과 만나면서 서로, 그러니까 그와 공간이 만남의 구체성을 어떻게 획득하게 되었는가에 대해 섬세하게 말하는 부분이었다. 그에게 공간은 추상이 아니라 늘 구체적 현실이었으며 경험의 장소들이었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질문들이 그 자체로 애나 한의 작품을 해석하는 미학적 개념일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는 그에게 주어졌던 공간들과 그가 만날 수밖에 없었던 공간들, 그리고 그가 스스로 선택해서 만났던 공간들에서 작업을 전개했는데, 대체로 그 공간들의 속성은 완전히 점유된 적이 없었던 공간이기도 했고(Skowhegan Simon Studio), 또는 누군가에 의해서 늘 점유 당했던 공간들이었으며(그가 작업했던 많은 전시공간들이 그렇다), 인간의 활동과는 다소 무관하거나 아주 친밀하거나(고양창작스튜디오에서 선보인 공공적 성격의 인터렉티브 설치공간을 떠올려 보자), 심지어는 기억할 수조차 없는 무명의 공간들도 존재했다. 자, 그렇다면 우리는 애나 한의 공간 작업들이 단순히 개념적 공간이라는 물적 토대가 아니라 이-푸 투안이 주시했던 세 개의 주제 첫째, 경험의 생물학적 토대, 둘째, 공간과 장소의 관계, 셋째, 인간 경험의 범위와 매우 유사한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예컨대 투안은 미술관(또는 갤러리)이 자연발생적인 마을들과 달리 인위적 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 삶의 실존적 토대가 없다고 했었다. 애나 한은 역설적으로 그런 공간들을 경험의 생물학적 공간들로 바꾸어 냄으로써 그가 사유하는 공간개념을 펼쳐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그의 작업들은 공간디자인이나 무대연출로서의 시각적 객관현실과 무관하게 ‘감응의 판타지’이라는 주관체험의 장으로 나아가게 된다.
바깥 사물과 나, 객관과 주관 또는 물질계와 정신계가 어울려 한 몸으로 이루어진 그것
작품으로 완성된 공간이 ‘장소화’ 되어가는 과정에서 자동적으로 생성된 두 번째 알고리즘이 색과 빛이다. 색/빛은 공간/장소의 대칭점에 고정적으로 배치된 개념이 아니다. 그의 작품은 회화적 평면작업에서 출발했고 바로 그 평면작업의 확장선이 공간과 만난 것이며, 지금 그는 회화니 장소니 공간이니 하는 생각보다는 공간 그 자체에 대한 ‘인간 경험의 범위’에 대해 사유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그가 매우 중요한 공간설치의 테제로 개입시키는 것이 색/빛인 것이다. 앞서 인용했듯이 오렌지색이 치유, 힘, 창의성, 격려, 참을성의 뜻이 있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활동성, 입맛, 사회성 증가, 뇌의 산소 운반 증가, 격려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색 선택의 이유였듯이.
그가 선택한 색과 빛 그리고 그 색의 공간배치와 빛의 조화, 그뿐만 아니라 장소체험을 유도하도록 구성하는 공간디자인의 핵심은 결과적으로 시각적 관상이나 관람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그의 작품을 조형적 추상설치로 읽는 것이 작품해석의 본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을 전제하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가 목적하는 바는 여타의 예술작품들이 상징하는 바와 같이 그의 작품들 또한 관객들과 어떻게 영적 감흥이 일어나는가에 있다. 그것은 정신의 동요일수 있고 영혼의 치유일 수 있으며, 주체와 공간이 합일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감응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에 작업한 많은 작품들은 입체적인 공간설치로서 관객의 자율적 체험을 강조하는 인터렉티브 개념이 보다 더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그 지점이 알고리즘의 중심에 위치한 두근거리는 심장(영혼)이다.
애나 한은 이러한 작업의 출발이 그가 어려서부터 고민했던 삶의 방향성, 불확정적 위치, 우울증, 유학의 여정들과 귀국 후 지금 여기의 한국적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작품의 생태론적 원형이 작가의 사유에서 비롯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그의 작품들이 그 스스로 우리에게 던지는 미학적 은유는 명상적이며 관계적이다.
그는 이번 OCI미술관에서 ‘다카포 Da Capo(처음부터)’를 주제로 공간설치를 보여준다. 삶과 예술의 알고리즘이 형성했던 최초의 순간으로 돌아가 다시 그 알고리즘의 수레바퀴를 사유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그에겐 다시 처음이겠으나 우리에게는 이런 그의 작업들이 늘 새롭다.
- 김종길 (미술평론가)
작가 약력
학력
2012 스코히건 스쿨 오브 페인팅 앤 스컬프쳐, 메디슨 메인
2008 크랜브룩 아카데미 오브 아트 대학원, 블룸필드힐즈, 미시간
2006 프랫 인스티튜트, 패인팅 전공/ 미술사 부전공 대학 졸업, 브룩클린, 뉴욕
개인전
2017 Pawns in Space 0.5, 갤러리바톤, 서울
2015 언폴딩, 에이루트, 서울
2014 Da Capo, OCI 미술관, 서울
2012 에이전트 오렌지, 청주창작스튜디오, 청주
2011 트랜지티브 릴레이션: 온 스팟, 신 미술관, 청주
2010 트랜지티브 릴레이션 , 청석 갤러리, 청주
2009 유클리디언 스패이스, 플럭스팩토리, 롱아일랜드시티, 뉴욕
2007 카피미(COPYME), 포럼 갤러리, 블룸필드힐즈, 미시간
단체전
2021 좁은문, 트라아트, 서울
네거티브스페이스, 우양미술관, 경주
2020 그룹전, 강남신세계갤러리, 서울
Semantic Network, 챕터투, 서울
2019 기하학 단순함 너머, 뮤지엄 산, 원주
2018 디스커버리 솔로부스 홍콩아트바젤, 갤러리바톤, 홍콩컨벤션센터, 홍콩
난지쇼: 크립토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난지쇼: 뻐꾸기알,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Emotionscape, 2인전, 블루메미술관, 헤이리, 파주
직지코리아 프리뷰전; 직지산책, 갤러리H, 현대백화점, 청주
IN_D_EX,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난지쇼: Show!Room!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17더 뉴 비전: 바우하우스에서 인공지능까지, M 컨템포러리, 서울
내일의 미술가들2017, 청주시립미술관, 청주
2016 별별동행 지방 순회전, OCI미술관 등, 서울, 군산, 광양, 포항
상상공간, 아람누리미술관, 고양
Playground: Spatial Drawing, 소다미술관, 화성
Log Into The Balance, 히든엠 갤러리, 서울
2015이합집산, 히든엠 갤러리, 서울
Blue, Salone de H, 서울
육감, OCI미술관, 서울
2014Cirrus, Dorfman Project, 뉴욕, 뉴욕
Korea Tomorrow 2014, 동대문디자인프라자, 서울
New Hero, 예술복합공간 네모, 서울
EX-AIR, 창동창작스튜디오, 서울
2013From I to i; 청년미술프로젝트, 대구컨벤션센터, 대구
Between the Clouds; curated by Anna Han, 신미술관, 청주
Interpenetrate, 고양창작스튜디오, 고양
Gapage, 갤러리 골목, 서울
2012한중 신세대작가전, 쉐마미술관, 청원
두개의 문, 부산 비엔날레 특별전, 부산
How To Be Brash in New Unreddened Spaces, 버먼트 랩, 매디슨, 메인
AR Festival, 아시아 출판문화정보 센터, 파주
Site, Non-site, 청주창작스튜디오, 청주
신년하례전:어울림, 갤러리K, 서울
2011 브리짓 프로젝트, 아트스페이스 펄, 대구
Best of Best, KT&G상상마당갤러리, 서울
AWEH 개막전, Laughing Tree Lab, 서울
레지던스 네트워크: 미술창작스튜디오 교류전, 대구
In Between the Sheets, 할렘워크스페이스, 뉴욕, 뉴욕
수평적 차이, 청주창작스튜디오, 청주
The BLANK, 키미아트, 서울
창원아시아미술제, 마산 315아트센터, 마산
동방의 요괴들 In the City, 충무아트홀, 서울
PrattMWP 10주년전, 먼슨 윌리암 프록터 갤러리, 유티카, 뉴욕
제 1회 갤러리이앙 초대전, 갤러리이앙, 서울
2010 오픈스튜디오, 입주작가 죠수아셀먼과 .OEM project 참여/공동작업, 경기창작센터,
안산
2009 동문전 (Alumni Show), 먼슨윌리암스프록터 갤러리, 유티카, 뉴욕
뉴미디어 전, 갤러리 자리, 광주
마이너 랜드스케이프, 포켓아트 미술관, 오스틴, 텍사스
2008 드로운 투게더(DrawnTogether), 커뮤니티아트-파라마운트 갤러리, 펀데일, 미시간
다임러 크라이슬러 론Loan 컬렉션, 파밍턴힐즈, 미시간
히어 앤 나우, 졸업전, 크랜브룩 미술관, 블룸필드힐즈, 미시간
Pathways – Consistency and Change, 워크:디트로이트 갤러리, 디트로이트, 미시간
2007 Necessity: Mother of all Invention, 포럼 갤러리 블룸필드힐즈, 미시간
Pain+ing, 포럼 갤러리 블룸필드힐즈, 미시간
다임러 크라이슬러 론Loan 컬렉션, 파밍턴힐즈, 미시간
FRESH, 램버그 갤러리, 펀데일, 미시간
2006 Legendary Ladies’ Torsos, HiTek Hoop과 공동작업, 퓨전아트 미술관, 뉴욕, 뉴욕
2인전, 이스트홀 갤러리, 프랫, 브룩클린, 뉴욕
졸업 그룹전, 쉐플러 갤러리, 프랫, 브룩클린, 뉴욕
2004 Light as Medium, 위스콘신 대학교, 매디슨, 위스콘신
2003 라이트 쇼, 먼슨윌리암스프록터 갤러리, 유티카, 뉴욕
수상
2014 영아티스트 선정, 월간 퍼블릭아트
2013 2014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2013 고양창작스튜디오 국제교환프로그램
2012 스코히건 스쿨 오브 아트 기금
2011 충청북도 문화예술진흥 기금
동방의 요괴 선정, 월간 아트인 컬쳐
갤러리 이앙 제 1회 작가 공모전
2010 키미 포 유 공모 선정, 키미아트
2008 다임러 크라이슬러 론 콜렉션 선정, 미시간, 미국
2007 다임러 크라이슬러 론 콜렉션 선정, 미시간, 미국
레지던시
2020챕터투 레지던시, 서울
2018 SeMA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16 OCI미술관 Residency 1211
2013 고양교환프로그램, 쿤스틀러하우스 슐로스발모랄, 바트암스, 독일
2013 고양창작스튜디오
2011 청주 창작 스튜디오
2010 고와누스 스튜디오 스페이스(Gowanus Studio Space), 브룩클린, 뉴욕
2009 플럭스 팩토리 레지던시(Flux Factory Artist Residency), 롱아일랜드시티, 뉴욕
이메일
annahanart@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