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 작가이름

    나광호
  • 전시명

    《Infandult》
  • 기간

    2012. 07. 06 - 07. 27
  • 장소

    OCI미술관

전시서문

몸의 언어로 접근하는 미술의 원형에 대하여


 


지금까지 나광호가 선보인 작업들을 대략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다양한 단편적 이미지들이 각각의 투명한 레이어들에 중복되어 하나의 액자 속에 존재하는 작품(Cooked and Raw 연작)들과 그 이미지를 응용하여 오브제화 시킨 후 모빌의 형식으로 매달아 놓는 설치작품, 그리고 신체의 사이즈를 압도하는 대형 드로잉 작업 등이 그것이다. 각각의 작품들은 어린아이들이 그린 이미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공통분모를 지니는데, 그 특징은 한눈에 파악될 정도로 분명하다.


 


매체의 육화


 


필자가 처음 접했던 나광호의 작품은 서두에서 언급한 이미지들을 전통판화의 형식으로 종이에 찍어낸 것이었다. 그는 회화를 전공했으나 학부시절부터 판화작업을 즐겨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캔버스와 최소한의 질료만으로 구축되는 회화가 다소 한정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한 갈증은 그로하여금 다양한 재료와 매체로 작업을 시도해보게 만들었고 그러한 차원에서 판화작업들을 시도해봤던 것이다. 그가 언급한 새로운 매체와 재료에의 모색을 ‘몸’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그의 체질적 선호의 측면에서 해석해볼 수 있다. 그가 고백하는 ‘하드한 작업’의 반복은 작업의 과정에서 능동적으로 자신의 몸을 능동적으로 개입시키는 작가적 태도의 일면일 것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생각해보면 그가 판화작업을 시도했던 것이 판화의 결과론적 특성보다 판화의 제작 과정에서 개입되는 다양한 과정과 행위의 미학이 그 이유였음을 간파할 수 있다. 그의 판화에는 독성을 마다 않고 사용하는 다양한 화학 물질들과 판에 새김을 하는 작가의 높은 완력을 요하는 묵직한 작업과정들이 제작과정 안에 적극적으로 함입되어 있다. 그렇게 판화의 방법론을 활용하여 다양한 실험들을 시도하면서 작가가 될 준비를 해왔던 셈이다.


 


이미지의 출현


 


서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공히 학습과정이 거의 전무한 어린아이들의 그림들이다. 그가 아이들의 이미지를 쓰게 된 계기를 방과후 학교의 미술강사로 근무하게 되면서부터라고 쉽게 추론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은 중요한 계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더 본질적인 계기는 그가 창작행위를 인식하는 태도의 측면에서 찾아야 한다. 그는 작업을 한다는 것에 대해 매우 진지한 사고를 갖고 있다. 그것은 그의 삶의 과정과 배경의 과정을 관통하며 체득된, 복잡하고 모호한 것이겠지만, 간략하게 요약해보면 작업에 대한 진중함 정도가 될 것 같다. 작업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 일체의 인위성을 배제하고 가장 투명하고 순수한 태도로 작업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러한 그의 강직한 생각과 그가 우연히 시작하게 된 방과후 학교의 미술교사 생활이 조우하면서, 그는 가장 순수한 어린아이들의 이미지를 발견했다. 그것은 그 스스로의 삶을 반추하며 스스로가 가장 순수하게 그림을 그렸던 시기를 회상해내는 계기이기도 했다. 적절한 이미지 구성능력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회 교육의 영향력이 최소한으로 존재하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그린 그림들을 그는 모으기 시작했고 자신의 작업속으로 끌어들였다. 일견 그 이미지들은 의미 없는 낙서 같기도 하고 미성숙한 장난 같기도 하겠지만, 면밀히 관찰해보면 거기에서 날카로운 관찰력과 제한 없는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다. 그 선택의 기준은 아이들의 재현행위에 부담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한다. 어른들의 개입과 모종의 부과 행위로 인해 아이들이 갖는 순수성이 훼손되기 전의 그림들을 그는 골라낸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분출하듯 그려낸’ 그림들이다. 어찌보면 가장 순수한 의지만이 반영된 그 이미지들을 나광호는 하나하나 수집하여 자신의 작업으로 재탄생시킨다.


 


새로운 형식으로의 탄생


 


나광호는 그가 수집하는 이미지들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 출력한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겹쳐서 배치하는 독특한 작업들을 완성했다. 가장 많이 시도했던 것은 실크스크린으로 인쇄한 각각의 이미지들을 투명한 판에 배열한 후 복수의 판들을 겹쳐서 하나의 프레임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우리는 이 작품들 속에서 재현된 이미지가 구현하는 원본으로서의 속성과 이미지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인해 발견되는 특별한 분위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판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는 하나 판화가 가진 본질적 속성, 즉 복제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판화로 규정할 수도 없는 작품이다. 그렇게 그는 하나의 작품 속에 복제와 원본, 재현과 구성의 개념들을 중첩시킨다.


 


그는 아예 부분적인 이미지들을 더 크게 제작하여 큰 공간의 천정에 매달아 놓는 모빌형식의 작품도 시도했다. 인천국제공항 공모전에 응모하여 선정된 이 작품은 프레임속에 존재하는 이미지들과 공간 사이의 흥미로운 중첩의 과정을 확장된 스케일로 재시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이들이 그린 드로잉들이 있다. 작은 도화지에 그려진 그 그림들은 피카소의 그림들을 연상시킬 정도로 직관적이고 매력적이다. 그 아이들의 관찰 속에는 선험의 프레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그 이미지들을 촬영하여 컴퓨터로 확대시킨 후 출력한다. 그리고 신체를 압도하는 크기의 종이 위에 먹지와 연필을 이용해서 그 이미지들을 재현한다. 연필속 단단한 흑연덩어리가 그의 행위를 통해 종이 위에 새로운 두께로 재탄생한다. 원본이 가진 매력과 특징이 광대하게 커진 스케일의 이미지속에서 더 기묘한 분위기로 환원된다.


 


그가 탄생 혹은 변용시키는 새로운 형식들의 바탕에 (그리 복잡하지 않은) 컴퓨터 처리기술이 활용된다. 컴퓨터를 대하는 그의 자세는 판화를 대하는 것과 비슷하다. 즉 장르의 한계를 극복하고 표현의 확장을 도모하는 도구이자 가장 자연스럽게 자신의 손을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컴퓨터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의 작업을 보는 이들은 작업이 가진 매체적 특성에 함몰될 필요가 없음이 분명하다.


 


지평과 확장


 


이번 전시에서 그는 그동안 체득해왔던 자신의 미학적 관점과 매체의 응용기술, 그리고 나름대로의 방법론을 활용한 작품군들을 골고루 선보인다. 그의 작업에 골고루 내재한 여러 가지 요소들은 모두 일정한 확장의 가능성들을 지니고 있다. 그가 그동안 시도해 온 창작의 방법론들이 바로 그 단서들이다. 사실 자신만의 원본 이미지들을 포기하고 외부에서 얻어진 이미지들만으로 자신의 작품을 구성해내는 일은 젊은 작가에게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스스로 견고한 확신과 각오를 갖지 않고서는 가능하지 않는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것은 자신의 작업에 제기될 수 있는 독창성에 대한 의문에 답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것은 앞으로 나광호가 넘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이것은 결국 그 이미지들의 배열의 원리의 차원으로 넘어가는 문제다. 그가 이 이미지들을 무엇에 근거하여 조합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떤 작가적 관점에서 비롯된 것인지에 대해 견고한 논리를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목에서 중요하게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나광호가 스스로의 작업에 대해 갖고 있는 확신이다. 자신의 작업에 대한 분명한 확신은 앞으로 자신의 작업의 영역을 보다 적극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생각하게 한다. 나는 그가 그의 작업을 더 적극적으로 사회 속에 투입시키기를 바란다. 그것은 공공미술이 될 수 있고 일종의 커뮤니티 아트가 될 수도 있다. 혹은 그러한 기존의 범주를 초월하는 그 무엇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그가 답해내야 할 복잡한 문제들을 푸는 열쇠 중 하나가 될 수 도 있을 것이다.


 


- 고원석 (아르코미술관 큐레이터)


 


 


 


 


 


작가 약력


 


학력


2016 국민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석사 졸업


2006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회화전공 학사 졸업


 


개인전


2017 Make-believe, 이랜드스페이스, 서울


2016 Amuseument,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경기


동심으로 돌아간 회화, 이랜드스페이스, 서울


2012 Infandult, OCI미술관, 서울


2011 Drawing, 박수근미술관, 강원


 


단체전


2016 동화나라 Wonderland,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2015 사물학 ll : 제작자들의 도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육감 六感, OCI미술관, 서울


2014 교감, 삼성미술관 Leeum, 서울


유망작가 9인의 신작 모음전 生生化化, 경기도미술관, 경기


2009 Wonderful Pictures, 일민미술관, 서울


2007 막긋기, 소마미술관, 서울


 


프로젝트


2016 現垂幕 프로젝트 : 경계의 지역에 현재 드리운 막, 경기문화재단, 경기


九里市 프로젝트 : 저자 이웃을 모으다, 경기문화재단 북부문화사업단, 경기


거짓말 프로젝트, 경기문화재단 경기청년문화창작소, 경기


2014 Fecit : 성수동 프로젝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ARKO 공공미술 R&D 프로젝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


잇!태원 : 감각의 지도 프로젝트, 삼성미술관 Leeum, 서울


2013 倉洞輿地圖 프로젝트, 창동창작스튜디오, 서울


2012 123 프로젝트 : 전설을 항해하는 잠수함, 경기창작센터, 경기


123 프로젝트 : 先感圖, 경기창작센터, 경기


2011 샘표 아트팩토리 프로젝트, 샘표공장, 이천


2009 사회공헌 프로젝트, 아르코미술관, 서울


 


수상


2017 이랜드문화재단 공모 6기 작가, 최고인기상


2016 서리풀 ART for ART 공모전, 최우수상


2015 이랜드문화재단 이랜드스페이스 작가공모, 선정


201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공미술 R&D 프로젝트 공모, 선정


201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공예술 아이디어 공모, 우수작 선정


BELT 공모전, 선정작가


2011 2012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매입상


2010 서울문화재단 서울광장 오픈갤러리 프로젝트 공모, 최우수상


2009 인천국제공항모빌아트공모전, 대상


안양공공디자인공모전, 최우수상


공간국제판화비엔날레, 매입상


2008 한국현대판화공모전, 이상욱상


쌍용예가작품공모전, 최우수상


월간퍼블릭아트, 선정작가


2006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대상


창작미술협회공모전, 은상


 


레지던시


2017 OCI미술관 창작스튜디오


2014 양주시립미술창작스튜디오 777레지던스


2013 창동창작스튜디오


2012 경기창작센터


2010 박수근미술관 창작스튜디오


2008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이메일


kh369369@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