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 작가이름

    김채원
  • 전시명

    《비적: 秘籍》
  • 기간

    2012. 07. 06 - 07. 27
  • 장소

전시서문

김채원의 작업 – 무한히 증식하는 복잡계, 카오스모스


 


김채원의 작업은 일상의 오브제들을 무작위적으로 집적, 배치한 비선형적인 설치작업과 이를 기반으로 한 3D 애니메이션 및 디지털 사진작업으로 구성된다. 옷걸이와 거울, 못과 막대기 등 일상의 오브제들을 비선형적으로 결합, 조립하면서 만들어내는 풍경은 일상성의 경계를 완전히 넘어선다. 그것은 달 표면에 거주하는 우주 정거장으로, 먼 미래의 폐허 도시로, 지도에서 고의적으로 은폐된 숨겨진 공간으로 고도의 형태변이를 거듭한다. 위성방송 수신 안테나, 망원경, 도로와 건축물 등을 직조하며 만들어내는 생성의 이미지들은 또한 거미줄의 무한한 네트나 바다생물체의 형태로 유추되기도 한다.


 


이러한 잠재적 형태변이와 복잡성의 미학은 김채원 작업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바닥에 파편처럼 흩뿌려지거나 공중에서 무중력상태로 부유하면서 한 무리의 집단을 이루고, 또한 벽이나 천장으로 증식하듯 올라가는 김채원의 복합 건축물은 기계적이면서도 동시에 유기적이고, 생물체를 연상시키면서도 가상공간의 디지털 이미지와 접합하며, 일상의 장소에서 출발하지만 우주의 공간을 내포한다.


 


일정 공간을 점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이동하거나 증식하는 듯이 보이는 그의 설치 작업은 단 한 번에 총체적으로 지각되지 않는, 그리고 논리적으로 구조화 될 수 없는 수많은 특이점들로 존재한다. 처음에 보였던 오브제들은 이후 처음의 지각에 도전하고 새롭게 보여 지면서 지각체험을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서로 다른 각도와 풍경을 보여주는 멀티플하고 정신분열적인 이 설치물은 관람자 내에 구조적인 논리의 붕괴를 유도한다. 또한 공간에 안전하게 거주하려는 관람자의 안정된 기반을 흔들어 놓고 시공간의 개념이 부서진 상태에 그들을 대면시킨다. 동일성을 부정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들이 변형하고 섞임을 보여주는 김채원의 설치 작업은 결국 관람자의 중심적 시각과 시 공간의 위계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김채원 설치작업의 이러한 복잡성의 맥락은 평면작업으로 이어진다. 작가는 설치작업을 3D 애니메이션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획득한 장면들을 디지털 프린트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제시한다. 여기서 디지털 평면작업이나 애니메이션 영상, 사운드 등은 오브제 설치작업의 결과로서의 기록이 아니라 전체 작업의 요소로서 서로가 서로를 참조하고 지시하는 상호 텍스트로서의 기능에 참여한다. 오브제 설치 작업이 사이트(Site)적 의미를 지닌다면, 디지털 프린트와 애니메이션 영상은 그것에 대한 해석과 번안인 논-사이트(Non-Site)한 요소로 읽을 수도 있다. 즉 그의 작업은 여러 요소와 다양한 미디엄을 통해 작품의 의미가 계속적으로 산출되고 파생되는 순환 구조, 연쇄의 구문론을 제시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디지털 프린트는 입체적 설치물에서 간파된 복잡계의 평면적 버전으로도 읽혀지는데, 3D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사용되는 마야(Maya)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그려낸 정밀한 이미지들은 무한 반복되는 기계적 이미지와 유기생물체적 이미지들의 변형과 섞임을 보여주면서 그의 오브제 설치물과도 같이 비선형적이면서도 그 안에 나름의 질서가 존재하는 ‘카오스모스’의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카오스모스는 무질서와 질서가 공존하는, 소위 ‘복잡한 질서’ 로 이해될 수 있다. 질서 지워진 우주적 공간, 즉 코스모스에 균열을 가하고 우연성과 에네르기를 부여하는 것이 카오스모스의 속성이라 할 수 있다. 카오스만으로 폭발할 때 감지되는 혼란스러움이 코스모스로 제어되고, 코스모스의 단조로움이 카오스로 복잡화되는 것이 카오스모스의 속성이라 할 때, 이러한 속성은 김채원 작업의 전반을 지배한다. 가로 2미터에 달하는 최근작 (2012)의 경우, 무한 반복되는 프랙탈 구조의 나선형 계단이 가느다란 선의 형태로 화면 전체를 유영하고 곳곳에 씨앗이 폭발하는 듯한 형상이 표현되어 있다. 기계적이고 건축적인 이미지와 유기적 이미지의 결합은 화면 전체를 질서정연하게 유지하면서도 끊임없이 요동치게 만드는 카오스모스의 이중성을 내포한다. (2012)를 비롯하여, (2012), <생성>(2011)등의 작품에서 기계적인 것과 유기적인 것, 단단한 것과 부드러움,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 등 대립항들의 충돌과 연접은 작품 표면에서 변화와 파동, 에너지를 생성시킨다. 질서와 규칙 속에 내재된 카오스의 세계가 김채원 작업에서 프랙탈의 이미지, 나선형의 형태, 고대 생물을 연상시키는 유기체와 미래적 도시풍경의 복잡한 뒤얽힘 등으로 표상되는 것이다.


 


사실 나선형은, 규칙적으로 반복되면서도 동시에 여기서 이탈한다는 점에서 카오스모스의 속성을 함축한다. 김채원의 입체 설치와 평면작업에서 이러한 나선형의 형상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그의 나선형은 로버트 스미슨(Robert Smithson)이 <나선형 방파제 Spiral Jetty>에서 가시화하였던 퇴보와 소멸, 비가역적인 변쇠(邊衰)이자 부정으로서의 나선형의 의미와, 타틀린(Vladmir Tatlin)이 의미화한 하늘로 뻗어나가는 진보와 역동성으로서의 나선형, 그 중간 정도에 위치해 있는 듯하다. 즉 김채원의 나선형은 유토피아도 아니고 함몰과 퇴보로서의 디스토피아도 아니다. 고대 바벨탑처럼 일종의 완전한 해체를 의미하지도, 그렇다고 무한한 상승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그 중간지대로서 소멸을 내재한 상승, 디스토피아를 의식한 유토피아의 뉘앙스가 더 강하다.


 


이러한 파괴와 소멸을 내재한 미래적 유토피아의 이미지는 작가가 설치와 평면작업에서 궁극적으로 시각화하려던 코스모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의 코스모스적 공간은 작가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인간이 고안해낸 마지막 대안공간, ‘스발바르 국제씨앗 저장고(Svalbard International Seed Vault)’에 비유된다. 이 공간은 전쟁과 핵폭발, 천재지변이나 지구 온난화와 같은 대 재앙에 대비하여 인류에게 필요한 식물자원을 보존하고자 수백 종의 씨앗을 보관하는 장소로, 현대판 ‘노아의 방주’에 다름 아닌 곳이다. 최후의 소멸을 내면화한 미래의 유토피아적 장소, 사람들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남극에 은폐된 한정된 공간이지만 그 안에 무한한 생성의 에너지를 담고 있는 곳, 단일함보다는 복수성을 지향하며, 파괴와 재건, 현재와 미래, 동일성과 이질성이 공존하는 곳이 바로 ‘스발바르 씨앗 저장고’이고 이것이 작가가 이해하는 카오스모스로서의 우주의 형상이다.


 


이러한 복잡한 질서로서의 우주의 모습은 김채원의 작업에서 서로 연관 없는 대상들이 불연속적으로 접합하며 중심점으로 회귀되는 것을 거부하고 화면 내에서 자유로이 유영하는 현상에서 포착된다. 특히 , 등은 ‘스발바르 씨앗 저장고’의 시각적 메타포로도 읽을 수 있는데, 이들 작품 중 대부분은 씨앗으로 대변되는 식물 유기체의 형태가 기하학적이고 도식적인 이미지를 침범하고 지배한다. 씨앗은 부분 속에 전체를 담지 하는 역설적 구조를 지닌다. 마치 극소에 극대(우주)가 있고, 순간에 영원이 존재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씨앗은 모든 사물이 또 다른 사물을 내포하고 있음을 뜻하는 주름의 개념이나 내 안에 타자를 내포하는 복잡계의 개념과도 상통한다. 자신 내에 무한히 접힌 주름과 수많은 특이점들을 지는 복잡계로서의 씨앗은 김채원 작업의 핵심에 맞닿아 있다.


 


전체와 부분, 질서와 무질서, 카오스와 코스모스, 성과 속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을 의미화하기 위해 김채원은 평면 작업일 지라도 비선형적인 독특한 설치 방식을 택하였다. 전체 가로 4미터 크기의 이나 2미터에 달하는 는 여러 개의 사각형 프레임으로 파편화된 후 실제 공간에서 재결합된 대형 평면 작품이다. 이들 조각적 이미지들은 시스템에 따라 체계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듯 보이면서도 변형과 유연성의 감성을 제기한다. ‘스발바르 저장고’가 소멸에 저항하고 영원 지속하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듯 사각모양 프레임들은 십자가의 형상으로 의도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김채원은 환경, 우주, 생물, 사회에 대한 오랜 관심을 오브제 설치와 디지털 프린트 작업에 반영시키면서 유기적 형태와 인공적인 형태, 질서와 무질서, 우연과 통제가 확연히 구분되지 않는 모호성과 복잡성의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보인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경계와 과정 중에 위치하는 고정되지 않는 변증법의 공간이라 말할 수 있다. 그가 보여주는 이러한 세계에 공감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거기서 우리자신의 모습을, 즉 총체성이 결여되고 불안정성을 끊임없이 노출시키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 배명지 (코리아나미술관 책임 큐레이터)


 


 


 


 


 


작가 약력


 


학력


2014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 박사수료, 서울


2009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판화전공, 미술석사, 시카고, 미국


2007 이화여자대학교, 회화 판화전공 석사 졸업, 서울


2005 이화여자대학교, 회화 판화전공 학사 졸업, 서울


 


개인전


2014 Virtual Windows, 대안공간 루프, 서울


2012 비적:秕籍, OCI미술관, 서울


2011 Self-imposed rules Project, 갤러리 조선, 서울


Labyrinth,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부천


2010 2010:스페이스 오디세이,갤러리 스페이스 15번지, 서울


 


단체전


2015 아트 스테이지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싱가포르


2014 Affinity, 갤러리 조선, 서울


SCOPE Artshow 선정작가전, 마이애미, 미국


別★同行 (별별동행) 2014, OCI미술관 지방순회전 / 광양문화예술회관 / 포항문화예술회관 / 영주문화예술회관 / 군산 예술의 전당


채림전, 한벽원 갤러리, 서울


New Space, 신세계갤러리 인천, 인천


Gallery of Juliet Sender, River East art center, 시카고, 미국


2013 리마지네르, LIG아트스페이스, 서울


퍼블릭아트 New Hero, 복합문화공간 네모, 서울


Art Road 77, 아트팩토리, 파주


현대판화가협회 기증작품전, 박수근 미술관


거울 사이: 무한가역성, 이화아트센터, 서울


2012 감각의 확장전, 대안공간 루프, 서울, 한국


Year of the Black Water Dragon, 갤러리 토고, 시카고, 미국


판화와 소통전, 한국현대판화협회전, 서울 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서울


판화전, 아트월갤러리,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


판화전<판화공방>, 아트월갤러리,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 한국


만화로 보는 세상, 소마미술관, 서울


ART X CARTOON, 갤러리 아트파크, 서울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상 수상전, 동덕아트갤러리, 서울


2011 International Young Artists Project 2011: Future Lab (TBD), 대구 EXCO, 대구


제33회 중앙미술대전 올해의 선정작가전, 한가람미술관, 예술의 전당, 서울


상상교과서-알고싶은 현대미술-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기획전,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서울


SCOPE 뉴욕 아트쇼 선정작가전, 뉴욕, 미국


신진기예전, 토탈미술관, 서울


2010 Unwrap Your Mind, 댓 갤러리, 홍콩


한·일 젊은 작가 교류전, Ponto15, 교토, 일본


신소장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Escala, 무사스페이스 갤러리, 시애틀, 미국


2009 NEVER THINK small, 클라이멧 갤러리, 뉴욕, 미국


Fresh Forward, 라스베가스디자인센터, 라스베가스, 미국


SHA SHA, 공평아트센터, 서울


Small Works Big Idea, Apw 갤러리, 롱아일랜드, 뉴욕, 미국


New Work II, 설리반 갤러리, 시카고, 미국


니폰 스틸 USA/SAIC 프리덴셜 어워드전 II, 시카고, 미국


Selective Perception, 콜롬버스빌딩, 시카고, 미국


Response, 서던그래픽 컨퍼런스, 시카고, 미국


2008 New Work I, 설리반 갤러리, 시카고, 미국


니폰 스틸 USA/SAIC 프리덴셜 어워드전 I, 시카고, 미국


2006 WAVE_세계예술대학교류전, 캠버웰 예술대학, 런던, 영국


비젼 21:스토리텔링, 성신여자대학교 미술관, 서울


2005 대한민국 회화대전, 서울


유엔평화미술대전, 단원아트갤러리, 안산


한국현대판화협회전, 세종아트센터, 서울


 


수상


2014 Art Takes Miami Winner, Artists Wanted, 마이애미, 미국


서울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시각예술부문기금


2013 대안공간 LOOP개인전 선정작가


2012 월간 퍼블릭아트 선정작가


2011 2012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제 33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서울문화재단 예술표현활동지원 시각예술부문선정


Art of Elysium Award, Artists Wanted, 뉴욕, 미국


2009 시카고 예술대학 펠로우쉽 어워드, 시카고, 미국


토마스 바론 펠로우쉽 펀드,옥스 보우 스쿨, 미국


2008-2009 니폰 스틸 USA/ SAIC 프리덴셜 어워드 I, II, 미국


2005 크리에이티비티 어워드(학장상), 이화여자대학교


 


홈페이지


www.kimchaewon.com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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