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10–18시
작가이름
한승구전시명
《Mirror Mask》기간
2012. 05. 03 - 05. 25장소
OCI미술관장치(裝置) 화된 노드를 흐르는 얼굴들
한승구는 전통적인 조각과 설치 작업을 통해서 자아와 실존에 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작가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와 커뮤니케이션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인터랙션 설치작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작가이다. 최근의 작업들은 단순히 전시장 설치 오브제 뿐 아니라, 공공공간의 설치작업 미디어 파사드 프로젝트 등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작업의 형식적 확산은 작업개념의 변화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의 작업을 묶고 있는 관념들은 작품에 등장하는 오브제 이미지들은 함축해 놓은 개념 덩어리들로서 이 개념들은 경우에 따라서 지극히 구조적이고 사적이다. 그의 작업이 정체성에 관한 질문을 기반으로 출발했지만, 그는 끝없는 질문을 통해 자신을 덮고 있는 ‘얼굴’들을 벗겨내고 미성숙의 낯짝에 까지 이르고 있다. 그가 사용하고 있는 언어들이 때로 쉽게 읽히지 않는 난해함을 동반하지만 작업과 만나는 방식은 매우 친절하고 소통적이다. 마치 씨줄과 날실이 얽혀 복잡한 구조를 내부에 품고 있는 장치 화된 지식정보 사회의 얼굴처럼 때로는 밋밋하고 단순해보이기 까지 한다. 좁은 통로로 진입하여 거대한 광장을 만난 심정으로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육체 상부의 앞면을 지칭하는 ‘얼굴’은 한 개인을 표상한다. ‘얼굴’은 상호 소통적, 상호 주체적, 표현적, 언어적 기능이 활동하는 장(場)이다. 그렇기 때문에 얼굴은 인간적이며 타인의 시선이 머무는 장소가 된다. 달리 말하면, ‘얼굴’은 자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타자를 바라보는 장소이기도 한다. 따라서 모든 정령들의 정면 상은 그들 감정의 형태와 초상이 된다(스웨덴보리). 장 뤽 고다르(Jean-Luc Godard)는 그래서 “하나의 얼굴을 촬영할 때, 그 뒤에 있는 영혼을 촬영한다고 말했다. 이 영혼의 얼굴들은 어느 한 순간도 하나의 얼굴이었던 적이 없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 스타들이 출연한 영화의 장면들조차도 멀티미디어의 복제와 반복 재생산을 통해 만들어진 순간들일 뿐이다. 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얼굴의 역사는 ‘얼굴 표현성의 역사이자 얼굴 표면을 이용한 자유로운 감정 기록의 역사다. (자크 오몽, 영화 속의 얼굴).
한승구의 작가노트에서 보듯이 사회 속에서 얼굴은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유기적 구조 내에서 사람마다 다른 얼굴은 개인의 특징을 드러내는 주요한 역할을 한다. 의도하지 않은 자신의 노출은 각각의 개인에게 하나의 불안 요소를 자극 시킨다. 폭력적인 사회란 시스템에 적응하도록 만들어 각각의 개인은 사라지고 모든 객체가 유기적으로 하나의 구조체계를 위해 움직이면서 감시 통제되어 지는 사회다. 여기서 ‘얼굴’은 사회 구조에서 이탈해 나갈 것 같은 각 개인을 정착하여 못 움직이게 만드는 하나의 감옥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구체적인 얼굴들은 얼굴성이라는 추상적인 기계로부터 태어난다.’고 보았으며, ‘권력의 어떤 배치물들은 얼굴의 생산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주체성의 질문으로부터 출발한 ‘얼굴’은 사회 권력의 구조적 장치로서의 얼굴인 ‘네트워크’ 혹은 ‘노드’의 얼굴성과 만난다.
폴란드의 소설가 비톨트 곰브로비치 (Witold Gombrowicz)의 소설 페르리두르케(Ferdydrurke) 에는 어른이며 아이인 필리도르와 필리베르가 등장한다. 그의 난해한 포스트모던적 소설의 5장과 12장에 각각 별도의 서문과 함께 삽입된 인물들은 극단적인 이원론을 해체하기 위해 등장한 인물들이다. 이 소설에는 전체성과 총합주의자 필리도르 박사와 안티-필리도르박사가 몇 번의 결투를 벌이다가 결국 어린아이가 되어 버린다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이야기가 나온다. 필리도르는 계속해서 전체성을 이야기하고 안티-필리도르는 이를 분석하여 해체하는데, 이 둘의 전체와 부분은 성숙과 미성숙의 대립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 대립은 소설 안에서 청년과 건달의 대립, 선생님과 학생의 대립, 현대성과 늙음의 대립, 귀족과 천민 혹은 주인과 하인의 대립으로 대체 될 수 있다. 여기서 성숙은 세계에 적응하기 위해 만들어낸 형식으로서 수많은 가면들이다. 무의식의 열등하고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가면 페르소나는 집단사회의 행동규범 또는 역할을 수행한다. 미성숙은 “다른 사람이 만들어낸 낯짝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미성숙의 낯짝은 그러므로 실존의 가면이다. 낯짝은 우선 ‘타인의 시선’이 만들어 낸 자기이다. 작가의 말은 빌리자면, 정신의 세계에서는 항구적인 폭력이 존재한다. 우리는 자율적인 존재가 아니다. 그저 타인에 대한 함수일 뿐이다.
최근 랜티큘러(Lenticular) 프린팅 기법을 사용해서 제작하고 있는 한승구의
그는 실재하는 자아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의 환영에서 존재성을 발견하는 나르시소스의 행위를 모티브로 <나르시소스의 두 얼굴, 2011>을 발전시켰다.
또한, 실존적인 문제를 사회적 관계로 확대하게 된 대표적인 작업으로
한승구는 초기 작업들은 3D, 2D 그래픽 툴을 활용한 인간존재에 관한 고찰로부터 시작되었다. “무엇이 진실인가?(What is the truth?”라는 질문의 삼 색 텍스트가 좌우로 물결처럼 움직이는 웹아트 작품은 기술적으로는 단순해 보이지만 이후, 그의 실존적인 질문으로 진입하는 출구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철학적 질문에 기초해 출발된 한승구의 작업은
이탈리아의 정치철학자 조르지오 아감벤(Giorgio Agamben)은 “기술의 극복은 인간이 기술의 본질을 통찰하고 이 본질이 지니는 위험을 직시하며 이 위험 속에서 자라 나오는 존재의 새로운 도래에 겸허히 귀 기울일 때에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이미지들의 스펙터클은 때로는 권력의 얼굴로 때로는 구조화된 장치로 작동한다. 따라서 한승구가 작가노트에서 밝혔던 것처럼 그의 작업의 주요 목적은 얼굴이란 것을 제거하는 것에 있다. 또한 단지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제거되어진 빈 공간에 새로운 얼굴을 부여하여 타인화 한다. 최근 미디어를 국내에서 활용하여 작업하는 작가들이 미디어의 스펙터클과 기술적 환상에만 몰입하여 미디어 미학은 장식적이고 찰나적으로 소비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한승구의 작업들은 자기 비판적이고 성찰적이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간직한 미성숙의 상태가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백기영 (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
작가 약력
학력
2009 서강대 영상 대학원 예술 공학과 졸업
2005 서울대 미술 대학 조소과 졸업
개인전
2012 Mirror Mask, OCI미술관, 서울
2011 홍은 예술 창작 센터 개관전, 서울
2007 나르시소스의 두 얼굴, 아트포럼 뉴게이트, 서울
2006 Networked Identities, 아트 스페이스 휴, 서울
단체전
2012 비밀, 오차의 범위,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비밀, 오차의 범위, 아르코미술관, 서울
2011 유령의 집, 전주도립미술관, 전주
No map, 홍은예술창작센터, 서울
Art Flash, 도시갤러리, 부산
비밀-오차의 범위, 부산시립미술관, 부산
미디어 극장, 갤러리정미소, 서울
Contest 2011, 관훈갤러리, 서울
Virtual mapping on the body, 선컨템포러리, 서울
2010 Cross the threshold, The medium, 서울
레지던스 퍼레이드,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Extended Sense, 송원아트센터, 서울
Tomorrow festival, 목동 오목 공원, 서울
Visual composition, 난지 갤러리, 서울
Geometric Illusion:Hommage to Seung-Jo Lee, 일주 아트센터, 서울
21세기의 첫 10년, 서울시립미술관 경희 분관, 서울
오브제-사이(between), 부평아트센터, 인천
2009 교류전-No,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Transformation in art:변신, 사비나미술관, 서울
Media in life, 충정각, 서울
패션과 미술의 이유있는 수다, 고양아람누리 아람미술관, 고양
전자 오락관 소년-딱 한판만, 상상마당, 서울
2008 6 Young Artists of At forum Newgate, 아트포럼 뉴게이트, 서울
천송이의 꽃을 피우자, 인사아트센터, 서울
기억은 취미다, 인사아트센터, 서울
공간의 생산, 성남아트센터, 성남
서교 60, 갤러리 상상마당, 서울
하이 서울 페스티벌(5월의 궁-미디어 아트, 전통을 깨우다), 덕수궁, 서울
Art & Play, 예술의 전당, 서울
2007 Homage to Nam June Paik & Media Now,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서울
아시아 청년 작가 교류전, 헤이리 아트벨리, 파주
infection, 베이징 금산갤러리, 베이징, 중국
예술가와 친구하기, 장흥아트파크, 경기
수상
2011 2012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레지던시
2011 홍은 예술 창작 센터 1기 입주
2009 난지 미술 창작 스튜디오 4기 입주
홈페이지
이메일
esculptur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