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 작가이름

    김지민
  • 전시명

    《The One Way》
  • 기간

    2010. 09. 03 - 09. 25
  • 장소

    OCI미술관

전시서문

The One Way


 


김지민의 작업을 떠올리면 맨 먼저 기억나는 것은 연작이다. 상품의 라벨을 이어 만든, 형형색색의 바퀴와도 같은 둥근 형태. 작품에서의 둥근 동심원들은 멀리서 보면 알록달록 예쁘다. 그러나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지시하는 실체도 없이 ‘상표’라는 기호들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품재의 특성인 일정한 규격과 산뜻한 디자인은 시각적 경쾌함을 불러일으키지만, 브랜드 가치를 지시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상품과 분리된 라벨은 더욱이 목적 없이 표류하는 기호일 뿐이다. 더욱이 동심원의 한가운데에 있는 볼록 거울은 표면 위를 배회하는 시선들을 반사시킨다. 흰 색의 벽과 바닥으로 인해 형성된 무중력한 인상은 라벨들의 빽빽한 집합을 질량감 없는 만화경 이미지처럼 보이게 한다. 만화경이 거대할수록 이미지는 황홀하지만 그 무의미함은 배가된다. 이처럼 김지민은 동심원 형태로 공간을 잠식해가는 라벨들의 반복을 통해서 자본주의의 상품 코드들의 소용돌이 속에 빨려 들어가는 동시대의 문화적 상황을 보여주고자 했다. 라벨을 이어 만든 고래 형상의 에서는 상업주의가 만들어낸 거대한 흐름인 ‘트렌드’를 생명체로 비유하여 드러낸 듯 했다. 라벨을 개념적 장치로 이용하기보다, 이어 붙여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내면서 잠재적 내러티브를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연작과는 또 다른 접근이었다.


 


이처럼 김지민의 작업들에서 라벨은 작업의 형태를 만드는 주요 재료이자 자본주의 사회의 소비욕망에 대한 표상으로 사용되어왔다. 몇 차례의 전시를 통해 라벨 자체가 김지민이라는 작가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와 같이 느껴질 무렵, 그는 자신의 전공이 ‘조소’였음을 새삼스레 인지시키듯, 라벨의 평면적 설치 방식에서 벗어난 입체 작품들을 보여주었다. 결국 에서 나타난 형태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입체로 확장되는 분기점이 되었던 것이다. 세오갤러리에서의 개인전인 ‘Vanitas-Holic’ 전에서 김지민의 작업은 조형적 재미와 개념적 일관성을 함께 보여주면서, 개념과 형태 사이의 균형을 새로이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라벨을 이용한 작업 대신 등장한 것은 상품 이미지의 디지털 프린트와 인물상이다. 남자, 여자, 소년, 소녀, 강아지 등 전형화 된 가족 구성원을 보여주는 가족상은 백화점 쇼윈도우의 마네킹 보다 더 한층 더 인공적이고 매끄럽게 반질대는 백색 표면 처리로 인해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공허한 느낌까지 전한다. 각 가족 구성원의 머리는 눈동자의 형태로 대치되었고, 그 동공 속에는 닌텐도 게임, 맥도날드 해피밀 장난감, 명품 핸드백, 고급 승용차 등 그들이 각기 쫓고 있는 상품들의 이미지가 반복적 패턴이 되어 과도 같은 동심원을 형성한다. 그것은 상품가치에 사로잡힌 눈이자 마비된 머리이다. 이 작업을 통해서 김지민은 라벨이라는 소재가 자칫 소비사회의 기호에 대한 상투적 도식이 되거나, 주제의 맥락과 다른 노동집약적 공예적 접근으로 읽혀질 위험성, 혹은 색채 표본과 같은 조형적 패턴으로 인지될 수도 있을 지점을 현명하게 벗어났다.


 


이번 개인전에서 보여질 작품들도 2008년 개인전의 연장선 위에 있다. 가족상 연작에서 발전된 작품은 <소년>과 <소녀>이다. 이 인물상들은 받침대 위에 놓여 마치 로마시대의 영웅상과도 같이 전통적인 초상조각의 형식으로 제시되지만, 두 인물의 동공 속은 그들의 세대가 갈망하는 소비사회의 상품 사진들로 만들어진 동심원으로 채워진다. 받침대가 있는 전통 조각의 형식의 용도와 의미를 활용하여 오늘날 특정 세대의 초상을 구현한다는 점은 역설적이어서 매력적이며, 앞으로의 더 심화된 작품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실제의 두상 보다 확대된 크기와 무엇엔가 사로잡힌 듯 멍한 표정, 동공 속의 볼록 렌즈 안에 있는 형형색색의 상품 사진들은 이 시대 인물들의 정신과 육체가 놓여있는 지점을 시사한다.


 


전시 제목이기도 한 조소 설치 작품인 역시 소비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작가의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업에서 평균대 위를 좀비처럼 무기력한 자세로 걷고 있는 복제 인간 같은 군상들은 프리츠 랑(Fritz Lang)의 영화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에 나오는, 기계 시스템에 사로잡힌 노동자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들은 영혼이 빠져나간 표정으로 줄지어 앞으로 행군한다. 초기 자본주의 산업화 문명 속에서 자본가의 착취로 기계의 일부가 된 노동자의 모습이 오늘날 소비문명에 종속된 중산층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은 흥미롭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사랑이 결국엔 기계 시스템 속 인간을 구원하리라 믿었던 프리츠 랑의 관점과 달리, 김지민의 작업 속 인간들은 한층 더 교묘해지고 강력해진 시스템 속에서 결코 빠져나오지 못할 것처럼 보인다. 착취의 대상도 화해의 대상도 그 실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희망이 없지만 불행하다는 의식도 없다. 이러한 태도는 소비와 소유를 통해서만 존재감을 느끼며, 소비 욕망 자체가 삶의 엔진이 되어버린 후기 자본주의 세대의 현실을 대변하는 것이다. 김지민은 우리가 자본주의 시스템의 궤도와 물질들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비하기 위해 생산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한다. 주지할 점은 그것을 말하는 방식에서도 소비사회의 상품 미학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그가 제시하는 것은 이 시대에 대한 논평이 아니라, 마치 상품의 가치를 지시하는 라벨과도 같은 하나의 아이콘인 것이다.


 


- 이은주 (독립 큐레이터)


 


 


 


 


 


작가 약력


 


학력


2006 Wimbledon Collage of Art M.A 졸업


2004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조소과 석사 졸업


200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학사 졸업


 


개인전


2012 The Ruler, KAIST gallery, 서울


2010 윈즈오브아티스트레지던스, 후쿠오카아시아미술관, 후쿠오카, 일본


The one way, OCI 미술관, 서울


2009 Wicked Flowers, 크라이스트쳐치 아트센터, 크라이스트쳐치, 뉴질랜드


2008 VANITAS-The Heroes, Art Seasons Gallery, 싱가폴


VANITAS-The Holic, 세오갤러리, 서울


The Wave, 한전 프라자, 서울


2007 The Oxymoron, 김진혜 갤러리, 서울


2006 The Fan, Space Phil, 서울


 


단체전


2015 업사이클링전, 현대예술관, 울산


2014 Hello materials, 포항시립미술관, 포항


Art & Drawing, 신세계갤러리, 인천


2013 Another Chain Bridge, 부다페스트, 헝가리


2012 Vogue moment, MOA, 서울


Threadscape, 신세계갤러리, 서울


2011 시대의 거울, 초상전, 북촌미술관, 서울


Fashion into Art, 플라토, 서울


제10회 김종영조각상 수상기념전, 어느 조각 모임, 김종영미술관, 서울


2010 환상동화,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현대미술 수를 놓다, 북촌미술관, 서울


Sprit of Korea, 김진혜갤러리, 서울


Wonder Kiddy, 갤러리인, 서울


2009 Sprit of Korea, 빅토리아시티, 쉐이셀, 아프리카


대구텍스타일아트도큐멘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신호탄, 기무사(국립현대미술관 예정지), 서울


Playground, 카이스갤러리, 홍콩


손길의 흔적, 갤러리현대, 서울


Play with Art, 갤러리H, 서울


Heropia, 세오갤러리, 서울


2008 The Drawing, 진선 윈도우 갤러리, 서울


Sculpture spoken here, 덕원갤러리, 서울


The Wave, 일현 미술관, 강원도


한국현대미술의 현재와 미래 전, 나인갤러리, 광주


미술이 만난 바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예술과 놀이, 한가람 미술관, 서울


아트인생프로젝트, 의정부 예술의전당, 경기도


Artist’s Wit, 충정각, 서울


From Korea, Art Seasons Gallery, 베이징, 중국


서교육십 2부 ‘취향의 전쟁-in figure, KT&G 상상마당 갤러리, 서울


서교육십 1부 ‘취향의 전쟁-out figure, KT&G 상상마당 갤러리, 서울


2007 Neo-Utopia, 관훈갤러리, 서울


Iron & Art 초대작가 특별 기획전, 철 박물관, 충북


Critical mass, 관훈갤러리, 서울


Saw Be, 가산화랑, 서울


2006 한국의 향기,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05 M.A show, Wimbledon School of Art, 런던, 영국


Interim Show, Space 44, 런던, 영국


QBO Bell pottinger portrait project, QBO center, 런던, 영국


Center for Drawing, Wimbledon drawing center, 런던, 영국


2004 Art Capsule, 연세대학교 100주년 기념관, 서울


Partition, 인사아트프라자, 서울


2003 서울미술대전 수상자전, 시립미술관, 서울


2002 36.5도 4인전, 보다갤러리, 서울


중앙미술대전 수상자전, 호암갤러리, 서울


 


수상 및 레지던시


2010 OCI YOUNG CREATIVES, OCI미술관


후쿠오카 아시안 아트 뮤지엄 레지던시


2009 뉴질랜드 크리이스트쳐치 아트센터 교환작가 선정


2008-2009 창동 미술창작스튜디오


2008 문예진흥기금 선정


서울문화재단 기금선정


세오 영아티스트 작가 선정


2007 한전프라자 작가 선정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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